바다처럼 품는 마음: 해불양수

 내와 못은 더러운 진흙을 용납하고, 산과 늪은 해충을 품으며, 아름다운 옥은 티를 숨긴다. 더 나아가, 나라의 임금은 치욕을 끌어안는다. 이러한 포용이야말로 하늘의 도리라 할 것이다. (좌전 선공 15년조)



몇 해 전, 모시던 교장선생님의 호를 논했던 적이 있다. 그분의 도량은 깊고 넓으며, 추진력은 강력하면서도 매사에 세심함과 배려를 잃지 않으셨다. 그래서 붙여진 호가 바로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바다는 더러운 물, 깨끗한 물, 심지어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조차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스스로 정화하여 깨끗함을 유지한다. 교장선생님의 넓은 마음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바로 이와 같았다.

그분은 마치 해가 떴다 구름이 끼고, 때론 천둥과 번개가 치며, 다시 해가 반짝이는 날씨처럼 끊임없이 변하는 일 속에서도 모든 교사와 학생들이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셨다. 그분의 그러한 덕망은 해불양수라는 칭호에 완벽히 부합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마음은 교장선생님뿐만 아니라 나라를 책임지는 사람에게도 필요한 태도다. 작은 찻잔은 찻물을 담고, 막걸리 대접은 술 한 사발을 담는다.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작은 세계지만, 산과 바다는 온갖 생명과 이야기를 품고 있다.

저 산을 보라. 나무, 바위, 새, 짐승이 조화롭게 공존하지 않는가? 저 바다를 보라. 미세한 플랑크톤부터 거대한 고래까지, 수많은 생명이 얽히고설켜 살아가지 않는가?

우리도 바다처럼, 산처럼 넓은 도량으로 세상을 품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늘 아침 이러한 생각으로 잠시 짧은 소견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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